한국응원단 침울....“비까지 맞아가며 응원했지만”

“비까지 맞아가며 응원했지만...”

‘아주리군단’ 이탈리아에 0-3으로 참패하자 한국응원단은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10일(한국시간) 한국-이탈리아와의 경기가 열린 친황다오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 2000여명의 한국 응원단은 경기가 열리기 전부터 힘찬 응원을 펼치며 박성화호의 승리를 기원했다.

1차전(카메룬)때보다 500여명이 많아진 한국 응원단의 우렁찬 함성은 비를 뚫고 스타디움 곳곳에 전달됐다.

하지만 경기가 이탈리아의 일방적은 흐름으로 전개되자 응원단의 목소리도 가라앉기 시작했다. 많지 않았지만 불만도 터져나왔다. 게다가 이날은 굵은 빗방울과 세찬 바람까지 동반된 악조건에서 응원을 펼쳤던 터라 실망감은 더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반에도 박성화호가 이렇다할 공격을 펼치지 못하고 수비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자 일부 응원단은 휘슬이 울리기도 전에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베이징에서 결성된 공동교민응원단의 버스를 타고 5시간을 달려 온 한 유학생은 “한국팀의 경기력에 실망했다. 비까지 맞아가며 응원을 펼쳤지만 소용없는 응원이었다”고 대답했다.

또 톈진(天津)에서 가족들과 함께 주말 나들이를 나온 현지 교민 역시 “한국의 축구실력이 점점 하향세로 치닫는 느낌이다. 이날 패배로 경기장을 찾은 중국인들에게 창피함을 느낄 정도였다”고 말했다.

상해에서 온 한 교민도 “다시는 중국에서 열리는 한국 축구를 보러 오지 않을 것이다. 힘들게 응원한 보람을 느낄 수 없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친황다오의 거센 비가 경기장을 찾은 한인응원단에게는 눈물이었던 하루였다.

친황다오=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