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후회 없는 경기 펼쳐 만족”

한국 여자펜싱 사상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된 기쁨에서일까. ‘미녀검객’ 남현희(27)가 환한 웃음을 보였다.

남현희는 11일(한국시간) 베이징 시내에 자리잡은 코리아하우스에서 가진 기자회견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녀는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쳤기 때문에 은메달도 만족한다”며 “앞으로도 큰 대회에서 많은 메달을 따고 싶다고” 밝혔다.

또 그녀는 “이번 대회를 통해 내가 플레이를 잘 하고 있음을 느꼈다. 유럽의 장신 선수들과의 대결에서는 피하는 것보다 오히려 접근 하는 것이 더 나은 전략임을 확인한 대회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오기 전에 미국 어느 일간지에서 금메달 후보라는 기사를 봤다. 상대 선수가 금메달을 딸 수 있는 기회를 줬는데 그걸 살리지 못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남현희는 “점수는 1점차였지만 기량에서는 분명 그 선수가 앞섰다”며 겸손한 모습까지 보였다.

금메달을 내주고도 상대 선수와 축하의 포옹을 나눈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졌지만 축하를 해줘야 나중에 다시 그 선수를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대답했다.

남현희는 “펜싱에서 메달이 나오길 바랬는데 내가 따내서 기쁘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훌륭한 선수들이 많아 좋은 성적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비인기 종목 펜싱에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이날 남현희는 여자 펜싱 플뢰레 개인전에 출전, 빠른 움직임으로 결승에 진출했으나 이탈리아의 베잘리에게 역전패를 당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베이징=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