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양궁단체 결승전 ‘마지막 4엔드’, 대표팀의 작전은?

11일 남자양궁단체전 결승이 열린 베이징 올림픽삼림공원 양궁장.

3엔드까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숨막히는 접전이 펼쳐졌다. 스코어는 172-170 한국의 근소한 2점차 리드.

이탈리아 선수들이 잇따라 10점을 기록하며 거센 추격전을 전개하자 한국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경기 중반까지 3-6점의 점수차를 유지해 미소를 머금었던 선수들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를 지켜보던 전인수(43.울산남구청) 코치는 3엔드가 끝나자 선수들을 모아 놓고 몇 마디 말을 건넸다. 코치가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인 4엔드 휴식.

그 짧은 시간 동안 전 코치는 선수들에게 어떤 작전을 내렸을까.

우승이 확정된 뒤 전 코치는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마지막 작전을 공개했다.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전 코치는 “선수들을 믿을 뿐 다른 주문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냥 집중해라. 몰입한다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전 코치는 “이탈리아가 마지막에 거세게 몰아 붙여 힘들었는데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 세 선수 모두 훌륭했다”고 덧붙였다.

또 전 코치는 “내가 서울올림픽단체전에서 우승했을 때보다 기쁘다. 정말 기분 좋은 날이다”고 밝혔다.

주위의 축하인사를 받기 바빴던 전 코치는 “선수들과 최선을 다해 남자개인전의 한을 풀고 싶다. 마지막까지 한국양궁의 선전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서는 순간 전 코치의 큰 목소리가 들렸다.

“나 너무 기쁘다. 서울가면 내가 술 다 살게~.”

베이징=임동훈 동아닷컴 기자 arod7@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