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챔피언 나달, ‘패션센스’도 금메달

‘야생마’ 라파엘 나달(22.스페인)이 올림픽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나달은 17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올림픽그린테니스센터서 열린 남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12위 페르난도 곤잘레스(28.칠레)에게 세트스코어 3-0(6-3, 7-6, 6-3)으로 승리,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을 차지했다.

이로써 곤잘레스는 메이저대회(프랑스오픈과 윔블던) 연속 우승에 이어 올림픽까지 싹쓸이, 나달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만천하에 알렸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나달은 대회 기간 동안 남다른 패션감각까지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나달의 트레이드마크는 흰색 두건과 원색 민소매 상의. 원색은 주로 노란색, 녹색, 푸른색을 즐겨 입는다.

하지만 올림픽에서는 조국 스펜인을 가슴에 품고 뛰기 위해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구성된 유니폼을 착용했다. 상의는 붉은색 민소매를 입었으며 두건은 주황색에 가까운 노란색이었다.

나달은 대회 기간 내내 이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출전했다. 결승전에서는 중간에 땀에 젖은 유니폼을 새 옷으로 갈아 입었는데 그때도 같은 색이었다.

유니폼은 바꼈지만 나달의 기량은 조금도 변한 것이 없었다. 나달은 환상적인 스트로크와 코트커버로 경기 내내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나달의 영향 탓인지 이날 경기가 열린 그린테니스센터는 온통 붉은 물결이었다. 앞서 열린 여자 결승전은 러시아 선수끼리 결승전을 치러 흰색이 관중석을 뒤덮었으나, 남자 경기에서는 스페인과 중국관중들로 인해 붉은색이 스탠드를 꽉 채웠다.

베이징=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